[예술과 운명] 이태원 클래스, 사업가의 운명
오랜만에 걸작 드라마가 나왔다 뒤늦게 이태원 클래스라는 드라마를 접하고서야 겨우 처음부터 정주행을 하게 됐지만 스토리 연기 연출 음악까지 완벽한 드라마다. 이제 15회, 16회만 남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드라마 이태원클래스는 귀신, 나의 아저씨, 시그널 등 걸작 종편 드라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할 것이다.
드라마는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해 일가를 이룬 장회장(배우 유재명), 장회장의 아들(배우 안보현), 그리고 이들과 악연으로 맺어진 박세로이(박서준)를 삼각 테마 스토리로 엮어 나가고 여주인공 2명(배우 권나라 김다미)이 로맨스로 얽혀 있는 구성이다.
이 드라마의 재미는 사업 성공 스토리의 재미와 성립되지 않는 입장의 로맨스 삼각관계 스토리를 균형 있게 혼합했다는 점에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업가적 성공 스토리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극중 장회장(배우 유재명)의 첫 등장 장면에서의 슬로우모션 장면에서는 마치 홍콩 느와르 영화 전성기의 영웅 또는 두목의 등장을 연상시키는 포스와 아우라가 느껴져 그 순간 드라마의 재미와 성공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배우 유재명은 드라마 에피에서 시종일관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지만 또 한 명의 연기파 스타 배우가 탄생했다고 본다.
또 극중 악역 같지만 순수한 사랑의 감정과 아버지에 대한 집착과 공허함을 동시에 연기한 배우 안보현의 연기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드라마를 14회까지 보면서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은 바로 장회장(배우 유재명)의 독백 장면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의 인생역정을 스스로 요약해 쏟아내는 장면이지만 사업가 또는 창업주의 인생역정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거봐라, 이 사람아. 구걸해. 손, 고개 숙이고, 배신하고, 떨치고, 빼앗고, 짓밟고, 내 인생을 바꾸고, 이 결혼 내가... 이루어졌어... 드라마 이태원 클래스 중장회장 대사 사업가의 운명....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고,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시스템 안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삶.... 성공한 사업가의 삶이다. 물론 장회장의 삶이 무조건 옳다거나 아름답다거나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자기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을 그런 인물이 결국 성공해 일가가 되어도 인생의 막다른 골목으로 접어들었을 때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이 없고, 나머지는 늙고 병든 육체라는 점에서 인생의 허무함과 연민만 느낄 뿐이다.
어떻게 보면 권력, 재물, 사랑, 삶 모두가 한낮의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꿈을 더 꿈처럼 살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꿈은 결국 꿈이라는 점에서 눈물이 난다.


